코로나19로 전 세계에 비상이 걸렸고 학교도 문을 닫았다. 학교가 문을 닫다니 사상 초유의 일이다.
갈팡질팡 논란 끝에 정부는 2020년 4월 초중고 ‘온라인 개학’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학 역시 ‘온라인 강의’로 대체했다.
처음에는 학부모, 교사, 학생 모두 대혼란을 겪었지만 나름대로 빠르게 적응 중이다.
당장 이런 일들이 일어나자 교육과 관련해서 먼 미래의 일이거나 그저 상상 속의 일들로 여겨졌던 많은 것들이 어쩌면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교실 없는 학교, 학교 없는 시대’가 진짜 올지도 모른다고. 물론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학교란 무엇이며, 그 안에서 어떤 교육을 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완전히 다른 방식의 논의가 필요하다.
그 이유는 분명한 언밸런스 탓이다. ‘21세기 학생들을, 20세기 교사가, 19세기 교실에서 가르친다.’ 지금의 교육을 두고 흔히 하는 말이다.
‘가나다라’를 익히기 전에 스마트폰 잠금해제를 먼저 배운, 스마트폰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지금의 교육은 어떻게 다가올까?
《교실이 없는 시대가 온다》의 에필로그에는 다음과 같은 얘기가 나온다.
몇 년 전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학생에게 자기 나라의 교육환경에 대해 말해 달라고 하자 이렇게 설명했다.
그 학생은 퀸타스Qantas 교육 이론을 이야기했다. 나는 “양자Quantum 이론이라는 게 무슨 뜻이지?” 하고 물었다.
“아뇨, 퀀타스, 항공사 말이에요. 이 항공사는 모든 디지털 기기의 전원을 끄게 하고 비행하는 동안 나를 아무것도 못하게 묶어두죠.
나는 조종사가 나를 목적지까지 데려가주기를 바랄 뿐이고요. 비행기가 착륙할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그런 후에야 디지털 생활로 돌아올 수 있죠.”
학교가 디지털 세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음에 대한 통찰이다.
아마존에서는 지난 4월, 노동자를 감시하고 생산성이 낮은 직원을 해고하도록 평가하는 인공지능을 도입했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이 담당하던 창고의 물류 배달을 기계가 대신하게 되면서, 인간이 기계에 대체되기 시작했다.
세계경제포럼은 지금의 10살 청소년 중 68%가 지금은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거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교육이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지 못한 채, 나중에는 기계에 밀려 쓸모없어질 게 뻔한 지식 암기에 시간과 뇌의 용량을 모두 채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시대가 오면, 교실이 아예 사라질까? 기술이 학교(와 교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까? 지금 학교란 무엇이고,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막연했던 논의들을 현실화함으로써 미래를 대비하는 게 옳지 않을까?
※ 인문교양 월간 <유레카> 439호(2020.06)에 실린 글입니다. 무단 전재 및 복사는 불법이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