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키워드리포트] 인간이 바이러스 타깃이 된 이유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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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바이러스로 뒤덮여 있다. 너무나 많아 그 수를 파악조차 할 수 없다. 인간이 알아낸 바이러스는 전체의 1%에 불과하다

바이러스 전문가 칼 짐머는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바이러스를 머리부터 꼬리까지 일렬로 늘어놓을 경우

그 길이가 2억 광년을 넘어 은하수의 가장자리를 훨씬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러스가 이렇게 많은데, 인류는 어떻게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은 걸까?

지구에 존재하는 바이러스의 99.9%는 인간을 공격하지 않는다. 오히려 바이러스는 생명체의 생존에 필수적이다

일례로 해양 바이러스는 매일 바다에 존재하는 세균의 20~40%를 제거하고, 아미노산, 탄소, 질소 등의 유기물질을 배출하여 생태계 유지에 기여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금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에 몸서리치게 된 걸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인류가 자연의 생태계를 파괴하며, 동물들의 서식지를 없애고 있어서다.

 둘째는 그렇게 서식지를 잃고 개체수가 줄어드는 다른 야생동물들에 비해, 인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동물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등 다양한 병원체를 가지고 있다

병원체는 보통 특정 동물 체내에서 쭉 살아가지만, 생존과 진화를 위해 다른 개체를, 때때로 다른 종을 감염시키는 일이 발생한다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니파 바이러스는 사람의 뇌에 위험한 염증을 일으킨다

원래 말레이 반도에 서식하는 박쥐의 몸에 사는 바이러스로, 인류와 마주칠 일이 없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인간이 숲을 개간하고 농사를 지으며 문제가 발생했다

숲에 살던 과일박쥐들은 서식지와 먹이가 사라지자 인근 과수원으로 이동했다

박쥐들이 과일을 먹다 땅에 흘렸고, 그것을 주워 먹은 농장의 돼지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감염된 돼지와 접촉한 사람이 바이러스에 옮으며 말레이 반도 주민 265명이 뇌염에 걸려 그중 105명이 사망했다

서식지 파괴, 생태계 파괴로 인한, 인류가 초래한 감염이다.

 


 

자연 상태에서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등 병원체는 다른 개체에, 또 다른 종에 뛰어든다

바이러스를 만난 개체는 면역체계를 갖춰 병원체를 죽이려 든다. 이것은 오래된 진화게임이다.

현대 사회에서 바이러스의 위협이 더욱 치명적인 타격을 남기는 것은, 인간이 대유행 중이라서 그렇다

인간 종의 개체수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 세계 인구는 70억을 넘고, 증가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동물에 기생해 살아가던 병원체들은 점점 살곳을 잃는데, 인간 종과 접촉할 빈도는 급속도로 높아진 것이다. 바이러스의 생존과 진화를 위한 대단히 좋은 기회다

 

※ 인문교양 월간 <유레카> 437호(2020.04)에 실린 글입니다. 무단 전재 및 복사는 불법이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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