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문학] 찬물 속의 송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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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과 아이 사이를 오가는


는 신출내기 선생이다. 그는 소읍 학교에 부임하면서 한 문제아를 조심하라는 얘기를 귀에 박히도록 듣는다

곧 열네 살이 되는 메데릭이다

메데릭은 이따금 퉁명스럽게 굴지만 그건 사춘기 특유의 서투름 때문이다

좋아하는 몽상에 빠질 때나, 신기한 사실을 발견하면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감탄한다.

어느 날 메데릭은 선생에게 찬물 속의 송어 이야기를 들려준다

밥코크 산 위에 서식하는 송어들은 인적이 없는 곳에서 살아서, 사람을 경계하지 않아 손으로 만져도 도망가지 않는다고

두 사람은 찬물 속의 송어를 실제로 보기 위해 산을 오른다.

 


 

 한편 선생은 그야말로 모범적인 교사. 아이들을 사랑하고 숙제를 챙기고, 가정방문을 하며 학부모와도 잘 소통하는

하지만 외지인 교사의 일거수일투족은 마을 사람들의 은근한 관찰 아래 있다

선생은 분명 마을 공동체의 일원이지만 영원한 이방인이기도 하다

그리고 문제아로 낙인찍힌 메데릭은 아예 공동체로부터 환영받지 못한다.

그런 두 사람이 오른 산 속은 사회적 시선이 없는 공간이다두 사람은 어느 때보다 자유로워 보인다

메데릭의 소년다움은 생생히 살아나고, 잊고 있던 교사의 아이다움도 부상한다

둘은 찬물 속 송어를 어루만지며 감탄한다

있어요 선생님, 금방 내 손에 미끈하고 만져졌어요!” 

자연의 경이로움에 흥분하고 있지만 물고기를 놀래키지 않으려고 메데릭은 속삭임을 고함친다

선생은 반신반의하다가도 손가락 사이로 노니는 송어를 느끼며 황홀해한다.

 


 

메데릭은 그런 선생님을 보며 싱긋 웃더니 이윽고 완전한 침묵으로 가라앉는다

그런 그가 무척 어른처럼 보여 듬직한 한편 낯설다

어른스러운 메데릭을 보며 조금 불안해졌다

사소한 일에도 순수하게 감탄하던 소년이 금세 훌쩍 자라서 사라져 버릴까봐

인적이 드문 곳에 살면서 사람을 겁내지 않는 찬물 속의 송어가 

아직 세상의 무서움을 맛보지 못한 천진난만한 아이를 비유하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친다

산꼭대기에서 한참 동안 시내 풍경을 내려다보다 마을로 돌아오는 둘의 모습이 애틋하다.

 

※ 인문교양 월간 <유레카> 433호(2019.12)에 실린 글입니다. 무단 전재 및 복사는 불법이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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