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키워드리포트] 문제는 게임이 아니야!

배너2특집_문제는-게임이-아니야!.png

키워드리포트05

문제는 게임이 아니야!


빈 케이지에 쥐를 한 마리 넣는다. 

호스 한쪽에서는 일반 물이 나오고, 다른 한쪽에서는 마약 성분이 들어간 물이 나온다. 

쥐는 시간이 지날수록 마약 성분이 들어간 물에 집착한다.


1970년대, 알렉산더 교수는 쥐 중독 실험의 허점을 깨닫는다. 

서생무상鼠生無常, 우리 안에서 재밌는 것이라고는 마약뿐이다. 

알렉산더 교수는 새로운 실험을 위해 ‘쥐 공원’을 제작한다. 

실험쥐는 치즈와 장난감,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통로들 속에서, 여러 마리의 쥐 친구들과 놀고 짝짓기도 한다. 

환경은 똑같다. 호스 두 개, 마약 성분이 든 물과 일반 물. 

놀랍게도 쥐 공원에서 노는 쥐들은 마약 물을 남용하지 않았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의 20퍼센트는 헤로인을 복용했다. 

전쟁이 끝나자 많은 시민들은 약물중독자들이 귀국해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약물중독이던 군인 중 95퍼센트가 귀환 후 자연스럽게 마약을 끊었다. 


마약, 게임, 술, 공부, 일…. 사람은 왜 무언가에 중독될까?  

원인은 ‘중독을 일으키는 OO’이 아니라, ‘중독을 만드는 환경’에 있다. 

네덜란드의 피터 코헨 교수는 알렉산더 교수의 실험을 보고 인간에게는 ‘교류’를 향한 갈망이 있고, 

관계 속에서 행복과 안정을 얻는다고 해석했다. 

인간이 무언가에 중독됨으로써 교류를 하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충격을 받거나, 고립된 상황, 혹은 교류를 할 수 없는 스트레스 상황 등에 몰릴 때 도리어 도박, 게임, 마약, 성인물 등에 과몰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게임 문제로 병원에 찾아온 아이들을 수년간 진료하면서 

그는(이영식 중앙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 순수하게 게임만의 문제로 판단되는 경우는 극소수였다고 말한다. 

문제의 대부분은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우울 장애, 불안 장애, 강박 장애, 학교 부적응, 부모와의 애착 장애 현상과 복합적으로 연관”돼 있고, 

오히려 게임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탈출구로 이용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게임 이펙트>, 이동연


문제는 게임이 아니다. 

두려워해야 할 것, 맞서 싸워야 할 것은 게임이 아니라 청소년들을 게임의 늪에 빠지게 하는 환경이다.

대화가 단절된 가정, 학생들을 성적표 순서대로 대하는 학교, 청소년들의 자유의지를 통제하려는 사회….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즐겁게 자신의 삶과 미래를 탐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 인문교양 월간 <유레카> 426호(2019.05)에 실린 글입니다. 무단 전재 및 복사는 불법이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목록으로
채널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