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 특집 맛보기] 동성결혼 논의를 위한 배경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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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01 성적소수자(성소수자)와 동성애자는 같은 말? 

보통 성소수자와 동성애자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성적소수자(LGBT)의 범주 안에 동성애자가 포함된다. LGBT는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성적소수자(이하 성소수자)’라는 뜻. 레즈비언과 게이가 동성애자이고, 트랜스젠더는 자신의 생물학적인 성과 다른 성 정체성을 지닌 사람을 말하며, 동성과 이성 모두에게 매력을 느끼는 사람을 양성애자라고 한다. 

최근 동성결혼 인정 등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 통념이 크게 변화해 LGBT 영화제, LGBT 페스티벌이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가 하면 이들의 구매력에 주목, 금융업계에서는 이들 대상의 금융상품인 핑크머니에 주목하고 있다. 동성결혼의 합법화는 1990년부터 해온 LGBT 인권운동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 결혼 평등권, 성적 경향에 대한 차별과 편견 금지를 주장하며 성적다양성을 사회가 수용하도록 줄기차게 인권운동을 펼치고 있다. 


STEP 02 동성결혼이란?

생물학적으로 동일한 성별을 가진 두 사람이 사회적, 법률적으로 결혼하는 것을 말한다.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이들은 평등결혼이라고도 부른다. 동성결혼이 법적으로 허용된 것은 21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였는데, 이는 20세기 후반에 시작한 성소수자 인권 운동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세계 최초로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한 나라는 네덜란드(2001년)였다. 현재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국가는 37개국이다. 유럽연합(EU) 27개국으로 좁혀보면 동성혼을 합법화한 국가는 16개국, 동성 부부 자녀 입양을 허용한 국가는 17개국이다. 


STEP 03 동성결혼, 한국은?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동성결혼을 허용하지 않는다. 헌법 제36조 1항에서는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양성의 평등’이라는 구절로 동성결혼을 사실상 허용하지 않음을 표현하고 있으며, 혼인이 이성혼을 전제로 한 것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3년 김조광수와 김승환이 최초로 동성 결혼식을 올렸다. 이들은 서대문 구청에 혼인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구청측은 위의 헌법조항을 내세우며 이들의 혼인신고를 접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헌법이나 법률에 결혼과 관련한 정의나 규정이 없고, 동성결혼을 금지하거나 이를 어길 경우 형사 처벌을 한다는 규정도 없으며 동성 커플의 사실혼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STEP 04 동성 부부, 합법적인 결혼을 요구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경우 동성결혼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태도는 이렇다. ‘동성끼리 사랑을 하든 말든 신경쓰지 않을 테니 당신들끼리 알아서 조용히 사시오.’ 이러한 태도는 결혼이라는 제도를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합이라는 ‘정서적인 결합’으로만 소극적으로 해석한 데서 비롯된다. 

결혼은 사회적으로 다양한 의미를 가지며, 결혼제도를 통해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도 많다. 세금, 연금, 보험뿐만 아니라 재산분할, 상속 등과 관련한 권리들은 합법적인 결혼을 통해서만 보장받을 수 있다. 

동성 커플이 동성결혼 합법화를 요구하는 것은 이성 커플이 결혼을 통해 누리는 다양한 권리를 평등하게 보장받음으로써 안정적인 삶을 보장받기 위해서이다. 또한  법이나 헌법을 통해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것이,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낙인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STEP 05 시민결합, 공존을 향한 발걸음

‘시민결합’은 한국사회에서는 낯선 용어다. 게다가 시민연대계약, 파트너십, 생활동반자법 등 이름이 다양하고, 이를 도입한 국가마다 대상과 권리 보장의 내용도 조금씩 달라 개념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면 프랑스의 시민연대계약은 이성이든 동성이든 성인 두 사람의 공동생활을 보장하는데, 독일의 생활동반자법은 동성커플에게만 적용된다.

시민결합은 대체로 이렇게 정의된다.

성(sex)에 상관없이 두 사람의 성인이 서로를 파트너로 등록하면 재산 상속이나 사회보장 등 기존 결혼 관계와 거의 동등한 제도적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제화한 제도.

여러 가지 개념적 혼란은 있지만, 시민결합은 혼인과는 어떤 형태로든 차이를 두고 있다는 점, 그리고 법률혼을 할 수 없었던 동성 사이의 파트너십을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설계되었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시민결합 제도는 20세기 말 LGBT 인권이 신장하면서 탄생했는데, 지금은 동성결혼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나라에서 일종의 디딤돌 또는 과도기적 보완제도로 시행되고 있다.



 ※인문교양 월간 <유레카> 490호(2024.09)에 실린 글입니다. 무단 전재 및 복사는 불법이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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