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뉴스
지난 4월 27일, 간호법 제정안이 야당인 민주당의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간호사 단체는 이번 간호법 제정안에 환영 의사를 밝혔지만, 의사 단체를 비롯한 기타 보건의료인 단체들은 법안에 반발하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는 등 간호법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가결된 간호법은 기존 의료법에 포함되어 있던 간호인력에 대한 내용을 따로 빼내어 새롭게 마련한 법안으로, 2021년 3월 25일 발의된 3건의 간호법 법안을 심사 후 한데 묶어 만들어졌다. 간호법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구체적인 업무 범위, 간호사의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을 위한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를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간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국무회의에서 마지막으로 법안 확정 여부가 논의된다. 대한간호협회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 21개 단체로 구성된 간호법 제정 추진 범국민운동본부는 “국민의 보편적 건강보장과 사회적 돌봄을 위한 법률”이라며 법안의 최종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와 간호조무사협회 등 13개 단체가 모인 보건복지의료연대(이하 의료연대)는 간호법이 “자칫 간호사가 방사선사, 간호조무사 등 다른 의료 관련 직업들의 업무 범위를 뺏을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이들은 법안에 반대하는 뜻을 담아 5월 3일과 11일 단축 진료를 진행했으며, 5월 17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보건의료인 : 보건의료 관계 법령에 따라 자격·면허를 취득해 보건의료서비스에 종사하는 것이 허용된 사람
거부권 : 법률안 거부권Veto Power을 말한다. 국회에서 의결한 법률안에 대해 대통령이 이의가 있을 때 국회에 재의를 요구하는 제도이다.
국무회의 : 중요 정책을 심의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하는 최고회의
뉴스 돋보기
간호사들이 간호법 제정을 바라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간호계는 시대의 흐름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여러 법률에 흩어져 있는 간호사의 역할과 권한을 한데 묶어 하나의 법으로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시행 중인 의료법은 1951년 제정된 ‘국민의료법’이 1962년 명칭만 바뀐 채로 유지되고 있는 것인데요. 의료법에 따르면 간호사의 역할은 ‘환자의 요구에 따른 간호’ ‘의사의 지도 아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로만 한정돼 있습니다.
간호사들은 의료법 시행 이후 70여 년의 시간이 흐르며 간호사의 업무 영역은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요양시설·장애인 시설·노인복지시설 등으로 다양해지고 넓어졌으나 의료법이 이러한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간호사의 업무 영역을 다루는 조항이 의료법·지역보건법·학교보건법 등 10여 개 법률에 흩어져 있어 의료업계와 환자 모두에게 혼란을 준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에 더해 간호계는 간호법 제정으로 간호사들의 처우 개선과 숙련도 상승을 꾀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2020년 기준, 기준 간호 면허 소지자 중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비율은 55.3%에 불과합니다. 신규 간호사가 5년 안에 퇴사하는 비율 역시 49.9%에 달합니다. 과중한 업무량과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인데요. 간호계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법제화하는 등 간호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숙련된 간호사를 확보하여 환자들에게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간호법이 시행되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문교양 월간 <유레카> 475호(2023.06)에 실린 글입니다. 무단 전재 및 복사는 불법이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