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 시사읽기] 동물원을 탈출한 얼룩말 '세로'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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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뉴스

 

2023년 3월 23일 한 마리의 얼룩말 사진이 SNS를 달구었다. 얼룩말의 이름은 ‘세로’로 살고 있던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해 주택가에 나타난 상태였다. 사람들은 도심에 출현한 얼룩말에 큰 관심을 보였다. 세로가 도로를 누비는 사진과 영상이 실시간으로 SNS에 올라왔고, 이를 합성하거나 그림으로 만든 2차 창작물도 쏟아졌다. 그러나 세로의 자유는 오래가지 못했다. 동물원에서 탈출한 지 3시간 만에 마취 총탄을 맞고 포획됐기 때문이다.

 

탈출극 이후 세로는 인기스타가 되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인파가 뚝 끊겼던 서울어린이대공원은 문제의 얼룩말을 보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대공원 상인들은 세로가 돌아온 날부터 관람객이 몰리기 시작해 매출이 30~50%가량 급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세로의 사육장 앞 관람로는 폐쇄된 상태다. 동물원 측은 담장도 더 높이 올릴 예정이다. 언제 다시 탈출할지 모르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이다.

 

세로는 왜 동물원 울타리를 뛰어넘었을까? 올해로 두 살이 된 세로는 ‘그랜트 얼룩말’로, 국내 대부분 동물원에서 키우는 종이다. 사육사는 온순한 성격인 세로가 최근 연속해서 큰 스트레스를 받아 탈출을 감행한 것으로 추측한다. 고령이던 부모 얼룩말이 연달아 사망하면서 혼자가 된 것이다. 무리 동물인 얼룩말은 혼자 지내면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어린이대공원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세로와 함께 지낼 얼룩말을 구하고 있지만 동식물의 수입을 제한하는 현행법상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지적에 국내 다른 동물원에서 얼룩말들을 데려오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뉴스 돋보기

 

세로의 탈출극을 두고 어떤 반응이 나오나요?

 

세로에 대한 높은 관심은 그동안 세로가 자라온 환경을 되짚어 보게 했습니다. ‘오죽하면 탈출했을까하는 동정 여론이 생기며 동물원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어요. 많은 사람이 세로처럼 동물원에 갇혀 지내는 동물들의 처우를 개선하라고 요구하고 있어요. 실제로 지금의 동물원은 동물들이 살기에 쉽지 않습니다.

 

환경부가 2019년 국내 공립·민간 동물원 110곳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동물복지·공중보건·안전·서식 환경·생물종 상태 등 모든 항목에서 평균 나쁨으로 평가되었어요. 가장 크게 지적된 사항은, 국내 동물원 대부분이 ‘1세대 감옥형 동물 전시관을 사용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런 시설은 매우 비좁고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숨을 수 있는 나무나 동굴 등이 없습니다. 또한 인공적인 콘크리트 재질이라서 자연환경에서 지내던 동물들로서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런 곳에서 오래 생활하면 정형행동·자해 등 이상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해요.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이런 시설을 규제해요. 20세기 중반부터 이런 감옥형 전시관을 철거해 현재는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정형행동 : 격리 사육하는 동물이나 우리에 갇혀 있는 동물이 보이는 이상행동. 일반적으로 같은 곳을 왕복하거나 몸 일부를 지속해 긁고, 머리를 흔들거나 몸을 전후좌우로 흔드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인문교양 월간 <유레카> 474(2023.05)에 실린 글입니다무단 전재 및 복사는 불법이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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