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이하 소아과)는 어린아이의 병을 전문적으로 진찰·치료하는 의학 분야입니다. 소아과는 아이를 달래야 하는 등 다른 진료 분야보다 업무 강도가 높은 데다 수익성이 낮은 편입니다. 이렇다 보니 소아과 의사가 점차 줄어들어 진료 공백이 생겨났습니다. 지난해 12월, 가천대 길병원이 소아과 신규 입원 환자 진료를 올 2월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소아과 의사가 얼마나 부족하고, 그 원인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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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2일, 인천의 상급종합병원인 가천대 길병원이 의료진 부족으로 소아과 입원 진료를 잠정 중단했다. 길병원은 올해 전반기 소아과 전공의 4명을 모집했지만,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이에 병원에는 전공의 1명, 교수 2명만이 남았다. 이들의 과로가 이어지자 결국 가천대 길병원은 신규 입원 진료를 중단하게 됐다.
의료계에선 소아과 의료진 부족 현상이 비단 길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이미 다른 상급종합병원인 이대목동병원과 한양대병원은 각각 지난해 9월과 12월부터 응급실에서 소아 진료를 받지 않고 있다. 역시 소아과 전공의 부족 현상이 원인이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따르면 주요 대학병원을 포함한 95개의 병원 중 24시간 소아 응급 진료가 가능한 곳은 36%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동네 개인 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국 662곳의 소아과가 연이어 문을 닫았다. 이에 동네 의원에서는 문 열기 수 시간 전부터 진료를 받기 위해 환자들이 줄을 서고, 온라인 진료 예약이 1분 만에 마감되는 일도 벌어졌다.
그러나 전공의들의 소아과 기피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 전국 병원에서 신규 선발하는 소아과 전공의는 207명이지만, 지원자는 15.9%인 33명뿐이다. 이중 단 두 명의 지원자만이 서울과 경기도가 아닌 지역에 지원했다. 지원자를 한 명도 찾지 못한 병원도 수두룩했다. 66개 병원 중 55곳이 지원자가 0명이었다.
소아과 전공의 지원율은 최근 5년 사이 급격히 떨어져 왔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모집 정원을 채웠지만, 2020년도 모집부터는 지원자가 줄어 지원율 78.5%로 정원에 미달했다. 이어 2021년도 모집에서는 지원율이 37.3%로 전년도와 비교해 반토막 났으며 2022년에는 27.5%로 30% 선도 무너졌다.
한편 오는 3월부터 전문의가 되어 병원을 떠나는 4년 차 전공의는 140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에 소아과 진료 공백이 심화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 중증질환에 대하여 난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종합병원 (출처_보건복지부)
전공의 : 전문의의 자격을 얻기 위하여 병원에서 일정 기간의 임상 수련을 하는 의사. 인턴과 레지던트를 이른다. (출처_표준국어대사전)
※인문교양 월간 <유레카> 471호(2023.02)에 실린 글입니다. 무단 전재 및 복사는 불법이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