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수원에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세 모녀가 함께 숨져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들 모녀의 상황은 월세와 건강보험료를 제때 납부하지 못할 정도로 열악했던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망 사건에 이어 유사한 사건이 또 발생해 복지 체계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는 현재, 복지 사각지대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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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1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수년 동안 암과 난치병 등 건강문제와 생활고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60대의 어머니는 암 진단을 받은 상태였고, 40대의 두 딸은 난치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의 조사 결과 세 모녀의 시신은 최소 열흘 이상 방치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비슷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00년 위기에 처한 취약계층을 구제하기 위해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되었고, 2014년 송파구 석촌동의 단독주택 지하 1층에 살던 박모 씨와 두 딸이 생활고로 고생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송파 세 모녀 사건’이 발생한 이후 사회보장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일명 ‘송파 세 모녀 법’이라는 이름으로 관련 법의 제·개정이 이뤄졌다. 그런데도 이번 사건처럼 벼랑 끝에 내몰린 이들이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에서 스러지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는 대상자 본인의 자발적인 신청제를 기본으로 한다. 다만 정책 정보 부족 등으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이 가동된다. 3개월 이상 공과금이 체납된 사례 등 34개 항목을 파악해 위기가구를 지정하고 현장을 직접 조사해 생활 실태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수원 세 모녀 역시 16개월 치의 건강보험료 34만여 원을 체납 중이었고, 7차례에 걸쳐 공과금 연체 사실이 모녀의 주민등록상 주소지였던 경기 화성시의 지방자치단체에 통보됐다. 그러나 이들이 생계급여나 의료급여 등의 기초생활수급 복지 서비스를 지자체에 신청·상담한 내역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 세 모녀는 10여 년 전 화성시에 있는 지인 집에 주소 등록을 해 놓은 상태에서 2020년 2월 수원의 현 주거지로 이사한 뒤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다.
전입신고가 돼 있지 않은 이들 가정은 현장 방문조사를 받지 못했고 기초생활수급 비대상자로 분류됐다. 이들의 소재에 관한 실질적인 조사는 지난 7월부터 이루어졌고, 실거주지 파악이 너무 늦어져 세 모녀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인문교양 월간 <유레카> 467호(2022.10)에 실린 글입니다. 무단 전재 및 복사는 불법이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